싱코페이션
“우리가 잠든 신의 얼굴을 내려다볼 수 있다면, 악몽에 대한 반향으로 신의 몸이 떨리는 모습을, 요동치는 가슴과 광대뼈 위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볼 수 있다면, 신의 꿈속에서 한꺼번에 망가지고 있는 세계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바로 이곳이라는 사실을 어느 순간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랄 것입니다.”
아 아 아
먹구름 만들긴 쉬웠네
땅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체한 토끼 만들기도 쉬웠네
풀이 공처럼 뭉치곤 했으니까
아빠, 아빠를 만들기도
어렵지 않았다
아 아 아
아빠가 쥐여 준 돌로 물수제비떴지
하나 둘 셋 넷
그런 것도 쉬웠네
먹고 자고 비를 내리는 동안
아빠가 사라지고 강물이 사라지고
딸꾹거리는 토끼도 사라지고
폐사지의 종소리
명상을 하기에 쉬웠지만
아 아 아
제일 어려웠던 건
이름 짓기
실오라기를 당기듯이
이름을 부르면 풀려나올 텐데
스웨터가 입체를 놓치듯이
꿈이 꿈으로부터 벗겨질 텐데
대신
개를 하나 만들어
내 배에 대고 짖으라 했네
아 아 아
나는 웃었네 간지러워서
세계가 너무 간지러워서
아 아 아
아 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