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인 나와 나의 별자리
첫 여행이 언제였나요. 누군가 묻는다면 스무 살 무렵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내려 남프랑스로 가는 기차를 처음 탔던 순간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목적지도 좌석도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이 캐리어 하나를 들고. 두 번째 여행은 언제였나요.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는 너무 많아서 답할 수 없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처음과 마지막이 아닌 모든 것들의 순서는 잘 구별되지 않는다. 그러나 밤비행기를 탔던 순간을 기억한다. 바르셀로나에서 포르투를 향하는 짧은 이동이었다.
도시는 서서히 멀어졌다. 인공의 빛들이 땅 위에 다채로운 별자리를 그리고 있었다. 지상의 조명들은 별보다 환했다. 별보다 가까운 곳에 나와 같은 종의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음을 알리는 형상이었다. 비행은 대기권 밖의 우주와 가까워지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마음은 내가 떨어져 나온 지상을 향해 낙하하고 있었고, 두고 온 사람들, 죽은 친구들, 잃어버린 책들, 그런 것들을 떠올리기에 좋았다.
존 케이지(John Cage)는 별자리를 음계로 바꾸어 하나의 연습곡집을 발매했다. 이 음반의 청자는 별을 듣게 된다, 그런 진술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이미 별이며, 별은 거침없고, 어디에나 있다.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천칭자리이고, 서양 점성술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세 개의 궁이 모두 천칭자리이고, 그래서 너는 좀 별로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렇구나, 나와 나를 이루는 내 별자리는 좀 별로구나. 별로인 나와 나의 별자리. 내가 태어나는 순간에 거기에 있던 별들과 나. 한 사람의 탄생과 별들의 움직임을 처음 동시에 포착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별의 궤도와 사람의 운명을 어떻게 연결할 생각을 했을까. 어쩌면 그때는 별과 사람이 그저 같은 존재의 서로 다른 상태로 여겨졌을까.